<2010-06-01 월간 제720호>
<특별 기고> 새로운 교육과정과 청소년단체 활동의 의의 ①

김 혁 진 (청소년지원네트워크 연구위원)

1. 청소년활동의 개념적 이해

1) 접근 관점

청소년 정책 또는 청소년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분야는 ‘청소년활동’이다. 청소년활동에 대한 개념적 특성을 정의하기에 앞서 청소년활동을 바라보는 시각을 ‘청소년’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구분하여 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① 발달론적 접근 : 청소년활동은 미성숙한 청소년이 성인의 의도 하에 교육적 목적과 발달과업을 이루는데 필요한 하나의 수단이다.
② 이행론적 접근 : 청소년활동은 청소년들이 청소년기라는 삶의 과정을 살아가고 이행해나가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일상생활의 한 부분이며 수단이 아닌 본질로서 그 자체로 의미를 갖는다.
두 가지 입장은 기본적으로 청소년을 삶의 주인으로서 자기의 삶을 스스로 만들고 구성해나가는 주체로 보는가 그렇지 않다면 양육 또는 교육의 객체적 대상으로만 보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이와 같이 청소년을 바라보는 관점의 근본적인 차이점도 있지만 청소년 영역의 또 다른 접근 관점은 각자의 관점에서 청소년을 바라보는 것이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청소년분야를 자기 분야의 부분집합으로 포함하여 청소년 영역에 대해 매우 제한적으로 접근하기도 한다. 청소년과 관련된 제반 분야에서 각자의 시각과 입장으로 청소년을 대하게 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매우 당연한 접근 방식일 수 있다. 예를 들어 교육분야 입장에서 본다면 청소년들이 갖게 되는 다양한 경험은 학습의 내용(대상)이 되며, 복지분야 입장에서 본다면 복지서비스의 내용(대상)이 된다.
청소년영역은 누구나 자신의 영역으로 생각하지만 결론적으로 누구의 영역도 아니다. 청소년활동은 청소년을 위한 학교교육, 복지서비스, 직업개발, 문화예술 등과 병립되는 독자적 존재인 동시에 부분적으로 대상과 내용에서 연계되는 영역이다. 청소년활동은 청소년의 삶 자체이자 자기개발의 과정으로 그 자체로 독립적인 영역으로 설정되어야 하나 자기 관점에서 청소년활동을 부속 영역으로 설정하려는 관점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청소년이 경험하는 모든 체험적 삶의 경험이 활동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착시 현상의 원인은 부분적으로 청소년을 다루기 때문에 청소년을 자신의 영역 하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학교교육은 청소년은 곧 학생이며, 복지영역에서는 복지서비스의 대상으로 청소년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청소년분야는 청소년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들과 더 적극적인 연계와 협력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개별적인 관점과 접근 방식이 총체적인 청소년의 삶을 모두 설명하지는 못한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즉, 관련 분야들과 교집합의 영역은 있지만 청소년 영역이 다른 분야의 부분집합이 되는 것은 아니다. 청소년활동 프로그램의 측면에서도 교육과정의 원리나 평생교육 프로그램의 기법, 복지서비스를 위한 방법 또는 기타 다른 분야로부터의 공유되고 방법과 원리를 활용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어떤 분야의 한 부분으로서 동일한 원리, 기법이 그대로 적용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2) 청소년활동의 일반적 개념

원론적인 측면에서의 청소년활동은 청소년 스스로의 자기 역량개발과정으로 접근해야 한다. 청소년이 자기 스스로의 역량개발은 청소년활동의 목표이자 핵심적인 내용과 방법이 된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의 삶 자체를 중심으로 자율과 참여를 바탕으로 하는 ‘스스로 만드는’ 문화 기반 위의 활동이 되어야 한다. 성인 주도의 활동이나 위에서 아래로의 훈련/훈육/발달 관점으로부터의 탈피가 필요하며 청소년 스스로의 자기 주도적 활동을 통한 새로운 삶 개발의 과정이 ‘청소년활동’이 되어야 한다.
청소년활동은 ‘의미있는 경험으로서의 청소년의 활동’과 ‘청소년을 위한 조력과 지원 활동’을 모두 포함하는 광의적 개념을 갖고 있다. 청소년활동의 정의 요소로서 ‘활동(Activity)’은 청소년의 의식적 참여와 체험을 전제로 하는 활동(포괄성)이다. 여기에는 청소년이 주도하거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활동(WHO & WHOM)으로서의 youth activity와 청소년의 자기 역량개발이나 성장을 지원하는 활동(주체성 & 객체성)으로서의 youth work을 포함하고 있는 개념이다. 또는 청소년활동은 청소년이 경험하고 참여하는 모든 활동으로 여가활동, 교육활동, 직업활동 등 모든 활동을 의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책적 또는 법적 개념에서는 학교교육활동이 아닌 학교 밖의 체험중심의 활동을 그 대상으로 한다(청소년기본법의 관점).
청소년활동은 첫째, 참여의 방식 측면에서 ‘자발성’, ‘자율성’과 ‘능동성’을 특성으로 갖고 있다. 청소년활동은 그 주체로서 청소년들의 자발적 참여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활동이다. 그 참여의 선택 여부가 청소년 본인에게 달려있다는 것이다. 지도자의 참여 여부가 청소년활동의 본질은 아니다. 둘째, 목표의 설정 측면에서 ‘체험성’을 특성으로 갖고 있다. 가르치고자 하는 인지적, 정의적 측면의 구체적 행동 목표 달성을 위한 교수-학습활동이 아니라 경험 자체로서의 체험활동으로 그 의미를 갖는다. 셋째, 내용의 영역 측면에서 ‘다양성’과 ‘복합성’을 특성으로 갖고 있다. 소재 자체로만 본다면 활동의 소재로 활용되는 요소에 한계가 없어 보일 정도이다. 활동의 영역은 매우 다양하며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결합된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넷째, 청소년활동은 개방된 조직성을 갖는다. 활동의 구성 요소와 체계적인 절차에 따라 실천이 되므로 조직적인 특성을 갖고 있으나 요소와 절차는 100%의 합리성을 보장할 수는 없다. 활동의 요소나 절차는 수정이 가능한 개방성을 전제로 구조화된다.

3) 교육적 경험으로서의 청소년활동의 특성

청소년활동의 정체성을 ‘교육의 3가지 영역’의 비교 관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광의적으로 ‘교육’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의 모든 삶은 교육의 현장이 된다. 그러나 그 영역의 특성에 따라 교육은 ‘형식교육(formal education)’, 비형식교육(non-formal education) , 무형식교육(in-formal education) 으로 구분할 수 있다.
형식교육은 국가의 제도와 정책에 따른 학교의 교육과정으로 정규교육기관에서 계획적이고 의도적으로 실시하는 교육을 말한다. 비형식교육은 학교 밖의 사회교육을 주로 의미한다. 형식교육과 같이 엄격하게 통제되는 정규교육과정은 아니며 학습자가 선택은 하지만 학교밖의 사회교육기관에서 미리 계획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학습을 하게 된다. 무형식교육은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으로 교사의 지도가 필요한 것이 아니며, 미디어를 통한 학습의 경험이나 스스로 기술이나 정보를 습득하는 과정이 여기에 해당이 된다. 즉, 교육기관에서 정해놓은 틀에 따른 학습의 과정이 아닌 학습의 경험을 하게 되며 무형식교육에서는 학습자는 평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 이러한 교육의 3가지 유형중 청소년활동은 결론적으로 무형식교육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된다.
청소년지도자의 활동지도란 지식, 기능을 전달, 학습시키는 교사, 강사의 역할이 아닌 스스로의 자기개발 활동을 돕는 과정이다. 활동지도 프로그램은 학교교육과정이나 조직적 교육활동으로서의 평생교육에서의 학습지도안, 강좌(강습)지도안이 아닌 청소년 스스로 자기역량의 개발을 위한 자발적·체험적 활동을 전개해나가도록 돕는 계획으로서 그 의미를 갖고 있다.
청소년활동의 개념 이해를 위한 사례로 ‘체험활동’ 또는 ‘체험학습’에 대한 관점의 차이를 들 수 있다. 학교교육의 입장에서 본다면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모든 활동의 경험은 학습의 경험이자 대상이요 결과이다. 제7차교육과정 이후 일선 학교 현장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해가고 있는 체험학습(Action Learning)중 현장체험학습을 보면 명승지 답사, 문화행사 참여 등 내용상으로 보자면 기존의 단체나 시설에서 실시하던 활동 프로그램과 별반 다를 바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체험학습의 목적은 활동 과정의 ‘체험’ 그 자체 보다는 ‘학습’을 위한 것, 즉 무엇인가를 가르치고 배우기 위한 교수-학습의 과정이다. 더 넓게 말하면 교육과정에 의한 조직화된 배움의 과정으로 ‘체험’은 ‘학습’의 한 방법이다. 자기주도적 학습도 방법상 학생 자신의 주도성을 존중하지만 목적은 교육적인 목표를 위해 학습을 하는 것이다. 최근 2009개정교육과정을 통해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한 창의적 인성교육이 강조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여기에서 말하는 ‘체험활동’은 정규교육과정의 범주에 따른 체험적 학습 활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이에 비해 청소년활동의 특징은 무엇을 배운다는 것보다는 스스로 ‘체험’을 위한 ‘활동’ 경험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배우기 위해 활동 경험을 갖는 것이 아니라 활동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이나 기능을 배울 수 있다. 오히려 활동의 방법적 측면에서 본다면 지적인 습득, 기능의 연마를 위한 학습적인 방식의 활동, 조직적으로 구조화된 방식도 포함하여 다양한 방법도 활용할 수 있는 보다 더 광의의 개념으로 이해하는 방안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을 통해 청소년은 성장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사회의 주도적인 구성원이 될 수 있다.

2. 청소년단체 활동의 성격

청소년단체, 특히 청소년활동단체는 청소년활동을 단체의 목표이자 주된 사업의 내용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청소년활동’에 대한 개념의 이해나 주된 설립 목표, 활동영역의 특성에 따라서 ‘청소년활동’의 성격이 다르게 적용이 되고 있다.
청소년단체를 분류하는 기준은 특성에 따라 다양하지만 운영조직의 기반을 기준으로 할 때 ‘학교회원 기반단체’와 ‘학교밖 지역기반단체’로 구분할 수 있다. 학교회원 단체의 경우는 학교내에 회원조직이 구성되어 있고 학교의 교육과정상에 단체활동으로 반영이 되어 있는 경우이다. 지역기반단체(또는 학교회원 단체를 제외한 단체)는 학교와 무관하게 자체적인 회원을 기반으로 조직과 사업을 운영하는 단체이다. 그리고 교육의 세 가지 영역을 기준으로 본다면 학교교육과정 기반의 형식교육의 영역에 속한 청소년단체(활동), 사회교육 전문 또는 중심의 청소년단체(활동), 자발적-자율적 체험활동 중심의 청소년단체(활동)로 구분할 수 있다.
 〈다음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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