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01 격주간 제906호>
[지도현장] 나는 4-H와 함께 발전하고 있다

서기원 (충북농업기술원 지도사)

39살 늦은 나이에 지도직 공무원으로 입직한 나는 4-H 업무를 맡기 전까지 3년이 안 되는 기간 동안 업무가 네 번이나 바뀌었다. 공무원에게 싫은 업무, 좋은 업무가 어디 있으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자는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결국 교육업무를 새로 맡은 지 3개월 만인 2018년 10월 8일자로 나는 충청북도의 4-H담당자가 되었다.
처음에는 고난과 실수의 연속이었다. 많은 업무량도 문제였지만 급하게 맡은 단체업무라 업무를 추진하며 많은 시행착오도 겪어야만 했다.
그런데 이 힘든 과정을 거치는 동안 나도 모르게 변해가고 있었다. 일단 내 마음가짐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었다. 처음에는 마냥 힘들었지만 큰 행사를 회원들과 하나하나 치러내면서 소소한 보람을 느끼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부터는 그 과정을 즐기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일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청년회원들과 어울려 일을 하면서 끈끈한 유대감도 생겨났고 우리 농촌과 회원들의 미래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시간도 많아졌다. 점점 4-H와 회원들에게 빠져들었다는 표현이 가장 정확할 것이다.
또한 업무에 대한 적극성도 높아졌다. 청년4-H회원들의 개인적인 역량은 이미 충분하다는 것을 느꼈고 틀에 박힌 교육으로 육성하는 것은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다. 지금의 청년회원들에게 필요한 교육이나 사업이 무엇인지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예전에는 수동적인 생각으로 일을 했다면 지금은 회원들에게 필요한 새로운 사업이나 교육을 만들어 내고 회원들과 함께 능동적으로 추진해 가는 과정이 너무 재미있고 즐거워졌다. 그 과정에서 공무원으로서의 기획력과 사무능력도 부수적으로 크게 발전했음은 물론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성과는 농촌지도사로서 내가 가야 할 길을 정립했다는 점이다. 처음 지도직 공무원이 되었을 때는 단순히 농가의 소득을 높여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던 중 한 회원이 던진 질문이 나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했다. ‘선생님은 우리를 성공한 농업인으로 키우실 건가요? 아니면 농촌의 지도자로 키우실 건가요?’라는 질문이었다. 농촌지도사는 농가의 소득을 높이도록 교육과 시범사업 등의 업무만 수행하는 것이 아닌 농업과 농촌의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농업인과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안내자 및 조력자의 역할까지 수행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4-H와 회원들과 함께 하는 지금이 순간이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 열심히 노력하는 회원들의 얼굴을 보면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언제까지 4-H 업무를 담당할지는 모르지만 4-H와 함께 하는 동안 우리 회원들이 미래 농촌의 지도자가 될 수 있도록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최선을 다해 수행할 것이다. 4-H는 신규공무원이었던 나를 진정한 농촌지도사로 성장시켜 준 고마운 존재로 내게 남을 것이다. 나는 4-H와 함께 발전했고 앞으로도 더 크게 발전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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