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01 격주간 제880호>
[지도자 탐방] “4-H가 준 선물이 삶을 개척하는 데 힘이 되었습니다”

김 익 한 회장 (울산광역시4-H본부)

김익한 회장은 청소년들에게 4-H활동으로 다양한 기회를 주고 그 뒷받침을 해주는 것이 지도자의 역할이라 강조한다.

“4-H는 제 자신을 긍정적이고 밝게 변화시켜줬습니다. 아마 4-H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것입니다.”
1983년. 혈기왕성했던 청년 김익한은 인생의 진로를 바꿔 준 4-H를 처음 만났다.
“저는 20대 중반이 되어서야 당시 마을 단위4-H회였던 솔잎4-H구락부에서 4-H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선후배들이 4-H활동을 통해 성장하는 것을 보고 가입을 하게 됐죠. 10대 때부터 활동을 해온 선후배들에게 뒤처지지 않도록 선후배를 도와 정말 열심히 활동했습니다.”
다소 늦은 나이에 4-H를 만난 김익한 울산광역시4-H본부 회장(59·울산 남구 신정동)은 솔잎4-H구락부 가입 이후 3년 동안 솔잎4-H구락부 회장, 울산시4-H연합회 오락부장 등을 역임하는 등 기존 4-H회원들 못지않게 열정적으로 활동을 펼쳤다.
김익한 회장은 1986년 영농후계자 축산자금 630만원을 받고 본격적인 영농의 길로 들어섰다. 젖소 3마리를 키우던 그는, 축산자금을 발판삼아 5년 만에 젖소 50마리로 성장시켜 선도농가로 언론에 소개될 만큼 축산업으로 입지를 탄탄히 다졌다. 그리고 탄탄대로를 달리던 그에게 선택의 기로가 찾아온다.
“소고기 생산과 판매를 함께 실현하기 위해 정육점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10년 동안 정육점 운영에 신경을 쓰다 보니 사육에는 신경을 쓰지 못하게 되고, 고기 또한 인기부위만 팔리다보니 계속적인 적자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키우던 소 50마리를 팔고 전문고기집을 새롭게 시작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에서 큰 시련이 왔다. 1998년, IMF로 운영하던 식당이 어려워졌다. 여기서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4-H를 통해 얻은 긍정의 힘을 이때 발휘하게 된다.
“고기집 말고 다른 업종을 찾고 있던 중, 식당에서 사용한 업소용 식기세척기가 생각났습니다. 그 성능이 매우 우수해 정말 좋은 제품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죠. 그래서 저는 식기세척기 회사의 부산·경남 지사장을 찾아가 사업 제휴를 요청해 울산·양산지역에 식기세척기를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당시 울산은 업소용 식기세척기가 3대 밖에 없을 정도로 식기세척기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었다. 어려운 여건 속에 김익한 회장은 식당을 돌며 식기세척기를 홍보했고 20여년이 지난 지금 울산 내 식기세척기의 상당 부분을 관리하고 있다.
김 회장은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되자 사회활동의 폭을 넓혔다. 특히 1996년, 울산시농업인후계자연합회장에 취임하면서 지역농업 및 지역발전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
2002년과 2006년에는 울산광역시 남구 구의원에 당선돼 2009년까지 건설환경위원, 내무위원으로 지역을 위해 봉사했다. 이 외에도 울산광역시 중앙농협 이사, 울산광역시 대한합기도협회 이사 등을 역임하며 여러 분야에서 활약했다.
“젖소 3마리로 시작해 식기세척기회사 지사장, 구의원까지 이를 수 있게 된 것은 4-H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4-H회의생활을 통해 논리적으로 생각을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니 자연스럽게 말하는 것에 자신감이 생겼고 그 자신감은 상대방을 설득해 주민들을 위한 정책을 실현하는 것에 큰 힘이 됐습니다.”
김익한 회장은 올해 울산광역시4-H본부 회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후 4-H지도교사들과 첫 담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그는 그때 병아리 10마리로 대기업을 일궈낸 김홍국 (주)하림그룹 회장을 예로 들며 청소년들에게 4-H활동을 통한 다양한 기회를 줄 것을 강조했다.
“학생회원들이 지·덕·노·체 4-H이념을 품고 시대에 맞는 4-H과제활동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아간다면 제2의 김홍국이 나올 것이라 믿습니다. 그 뒷받침을 해주는 것이 본부 그리고 우리 지도자들이 해야 하는 역할입니다.”
울산4-H본부는 학생회원들에게 매년 일정 금액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는데 지도자들이 십시일반 모은 기금도 있지만 지역 교류를 통한 장학기금조성은 타 지역의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전라남도4-H본부와 자매결연 맺고 교류만 하는 것이 아니라 2014년부터는 신안소금, 완도김 등 전남 특산물을 울산에서 판매해 그 수익금을 학생회원 지원에 쓰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 지도자들이 4-H를 위해 고민하고 인재 양성에 힘쓰는 것은 4-H를 통해 얻은 선물과 같은 배움을 후배들에게도 나눠 주기 위함 때문입니다”라며 앞으로 후배들도 4-H의 선물을 잘 키워 훌륭한 지도자로 성장할 것을 당부하는 김익한 회장.
4-H가 준 선물을 평생 간직하고 실천하며 긍정의 힘으로 역경을 이겨 온 그의 바람대로 회원들이 4-H를 통해 제2, 제3의 김홍국으로 성장하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배대용 기자〉

목록
 

간단의견
이전기사   4-H다이어리
다음기사   세계로 미래로…4-H국제교류활동 본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