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15 격주간 제877호>
[이 한 권의 책] 「코스모스(cosmos)」
대우주 속 생명의 신비 찾는 흥미진진한 탐험

이 종 완 지도교사  강릉 문성고등학교4-H회

「코스모스(cosmos)」
우주에는 은하가 대략 1000억(1011) 개 있고 각각의 은하에는 저마다 평균 1000억 개의 별들이 있다. 모든 은하를 다 합치면 별들의 수는 1022개나 된다. 게다가 각 은하계에는 적어도 별의 수만큼의 행성들이 있을 것이다. 이토록 어마어마한 수의 별 중에서 생명이 사는 행성을 아주 평범한 별인 우리 태양계만이 거느릴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우리에게 특별한 행운이 찾아왔다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우주가 생명으로 가득 넘쳐난다고 생각하는 편이 훨씬 더 그럴듯하다. 하지만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우리는 아직 모른다. 80억 광년쯤 떨어진 곳에서는 우리 은하수 은하가 속해 있는 은하단이 있는지도 확인하기 힘들다. 그러니 태양이나 지구는 더 말 할 것이 없다. 지구는 암석과 금속으로 이루어진 조그마한 바위덩어리에 불과하고 간신히 태양의 빛을 반사하고 있기에 조금만 멀리 떨어져 있어도 그 존재를 알아볼 수 없다.
지구 밖의 세계에는 어떤 생물이 살고 있을까? 외계에 생명이 살고 있다면 그들은 어떤 모습일 것이며, 또 무엇으로 만들어져 있을까? 지상의 모든 생물들은 모두 유기 화합물, 즉 탄소원자가 결정적 역할을 하는 복잡한 미세구조의 유기분자들로 이루어져 있다. 생물이 생기기 이전에는 지구에도 한 때 메마르고 황량했던 시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생물들로 온통 넘쳐나고 있다. 어떻게 이런 변화가 가능했을까? 생물이 없던 시기의 어느 날, 탄소를 기본으로 하는 유기분자들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그렇다면 최초의 생명은 그 분자들에서 어떻게 비롯될 수 있었을까?
지구의 환경이 인류에게 훌륭한 조건을 제공하는 것 같이 느껴지는 이유는 모든 생물들이 지상에서 태어나 오랫동안 그곳에서 성장했기 때문이다. 초기 지구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종들은 모두 사라져버렸다. 우리는 다행히 잘 적응할 수 있었던 유기물의 후손이다. 자연적으로 유전형질이 변하는 과정을 자연도태 혹은 자연선택이라고 한다. 그것에 비해 인위도태 혹은 인위선택은 아주 짧은 기간에 필요에 의한 두드러진 변화를 가져온다.
그렇다면 수십억 년이 넘는 긴 세월동안 자연에서 진행된 자연도태가 가져온 변화가 어느 정도의 규모일지 짐작할 수 있다. 생물세계의 다양성과 아름다움은 전부 이렇게 생긴 것이다. 진화는 이론이 아니라 현실이다. 진화의 비밀은 죽음과 시간에 있다. 환경에 불완전하게 적응한 수많은 생물들의 죽음과 우연히 적응하게 된 조그마한 돌연변이를 유지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이 바로 진화의 비밀이다.
아주 작은 부분만 살펴본 우주에 대한 생각의 틀은 우리를 새로운 세계로 데려다 준다. 더 넓은 세상의 아름다움을 꿈꾸기 위해 이 책을 살펴보고 우리의 존재와 먼지처럼 작은 푸른 점에 살고 있는 우리의 생이 얼마나 황홀한 것인지 직접 체험해 보았으면 한다.
 〈칼 세이건 지음 / 홍승수 옮김 / 사이언스북스 펴냄 / 1만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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