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01 격주간 제870호>
[지도자 탐방] 순수한 4-H정신으로 일구어 온 삶, 4-H에 기여하고파

이 성 용 회장 (태봉광업(주))

 

태봉광업(주) 이성용 회장은 농촌지도소 ‘4-H 담임’ 시절을 추억하며 고귀한 4-H정신을 강조한다.
“언제까지 농촌을 이렇게 방치할 건지 참으로 걱정입니다. 농촌에 아기 울음소리 나면 잔치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니 문제가 심각하지요. 그나마 4-H가 큰 줄기를 갖고 명맥을 이어왔기 때문에 지금 농촌이 움직일 수 있다고 봅니다.”
팔순을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의 목소리에는 젊은이 못지않은 패기와 건강함이 배어 나왔다.
무술년 새해를 맞아 서울역 부근 회사 사무실에서 만난 이성용 태봉광업(주) 회장(81·서울시용산구 후암로). 고려대학교 농과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공직에 입문한 그가 첫 번째로 발령받은 곳은 경기도 화성군농촌지도소(현 화성시농업기술센터). 50년 넘는 4-H와의 인연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유용근·김일수 당시 경기도4-H연합회장이 내가 농촌지도소 4-H 담임으로 있으면서 키워낸 제자들입니다. 선생님 소리를 듣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제자들이 국회의원이 되기도 하고, 화성군수도 지내고 하면서 둘 다 제 역할을 잘 해 왔으니 그저 고마운 마음입니다. 아직까지도 이 친구들과 모임을 갖고 있는데, 순수한 4-H정신이 있기 때문에 만나면 항상 반가워요.”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화성군 내에 있는 19개 면에서 모두 면 단위 4-H경진대회가 개최될 수 있도록 군 예산을 확보한 것이다. 화성군농촌지도소 4-H담당으로 있으면서 경기도의 시군 단위에서 최초로 시행했기 때문에 그에게는 더욱 의미 있고 보람된 성과로 남아 있다.
몇 년 전부터는 유용근 한국4-H원로회장의 권유로 연말 송년회에 참석하면서 4-H선배로서 후배들이 활동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찾고 있다.
이성용 회장은 경기도청, 수원시청에서 공직생활을 그만두고 1974년 동양석회공업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기반을 닦아 2001년 태봉광업을 창립하고, 2015년부터 한국석회비료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을 맡고 있다. 태봉광업(주)은 생석회를 연간 33만톤 생산하는 등 국내 석회산업에서 상당량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은 이 회장이 사업소와 공장이 있는 강원도 영월에 내려가는 날이다. 여든을 넘긴 나이에도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이 회장은 새로운 사업 확장을 준비하며 분주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태봉파일(주) 사업자등록을 내고 공장을 신축하고 있다. 건물을 지을 때 지반을 강화하는 ‘파일’(고강도 콘크리트 구조물)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하반기 쯤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해 포항 지진을 겪었듯이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 까닭에 내진 설계에 관심이 늘고 있다.
젊은 사람 못지않게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을 묻자, 운동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영월 가는 날 빼고는 일주일에 다섯 번은 아침마다 남산에 올라갑니다.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아내와 함께 두 시간씩 운동을 하고 있죠. 요즘 새벽 공기가 차갑긴 하지만, 산을 타고 내려오면 상쾌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 회장의 바람은 모든 농가에서 석회질비료를 사용하는 것이다. 국민 건강과 직결된 안전한 먹을거리를 공급하는 데에도 꼭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한다.
“농가 대부분이 화학비료를 쓰다 보니 토양이 산성화 됐습니다. 토양을 중성으로 개량하고, 지력을 회복하기 위해서 석회비료 사용을 대폭 늘려야 합니다. 공급방식도 희망농가 신청제를 농지단위 일괄공급으로 다시 되돌려놓아야 합니다. 석회질비료를 사용하면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문제가 된 닭 진드기 방제 효과까지 있습니다.”
이성용 회장의 건강한 체력과 건강한 마음은 지·덕·노·체의 숭고한 4-H정신에서 비롯되었으리라 생각해본다. 〈정동욱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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