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15 격주간 제903호>
[영농현장] 기획력과 실천력 탁월한 귀농 4-H청년농업인
직장 생활 통해 모은 1천만원으로 양봉 시작
4-H 통해 유용한 농업정보·다양한 사람 얻어
2022년까지 봉군 수 500군 확대 당찬 포부

임 모 세  회원 (충청북도4-H연합회 교육부장)

남다른 도전정신과 실천 의지로 고령화가 지속되는 농촌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임모세 회원.

“우리 주변에서 생산되는 채소나 과일은 겉이 오염되었다면 씻어 먹거나 깎아 먹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꿀은 이처럼 씻어 먹거나 깎아 먹을 순 없죠. 그래서 반드시 친환경 유기농으로 생산돼야 합니다.”
눈이 부시도록 화창한 5월, 충청북도 끝자락에서 친환경 벌꿀 생산에 여념이 없는 전도유망한 청년 농사꾼 임모세 회원(33·충북 영동군 상촌면 임산1길, 꿀따는사람들 농장주)을 만났다.
2016년 고향으로 돌아와 농업에 뛰어든 임 회원은 귀농하기 전까지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평범한 대한민국 젊은이였다. 그러던 어느 날 임모세 회원은 인생의 전환점을 만나게 된다.
“교회에서 청년부 회장을 맡으며 선교를 가기 위해 청년들과 바자회를 기획하고 진행을 했습니다. 자주 사용하지 않던 옷가지들과 물건을 모으고 시장에 가서 재료들을 저렴하게 구입해 상품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특히 집사님 중에 귀농을 하신 분이 계셨는데 시골에서 손수 재배하신 고추, 감자 등의 농산물을 가져와 교우들과 함께 판매해서 적지 않은 수익을 올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농촌에 청년 수가 점점 줄어들어 고령화가 심각하다는 것을 느꼈고, 젊은 사람들이 농촌에서 생명공학, 가공기술 등을 접목하여 농업을 이끈다면 농촌에도 활기가 생길 거라는 생각이 들어 귀농을 결심하게 됐다고.
한편, 임모세 회원이 수많은 농업 품목 중에서 특별히 양봉을 선택한 이유는 어린 시절부터 부친이 목회 활동을 하면서 틈틈이 부업으로 양봉하는 모습을 보고 자란 덕분이란다.
“전 세계 주요 100대 농작물의 70%가 꿀벌의 수분 의존으로 생산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그만큼 꿀벌은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꿀벌의 공익적 가치를 매긴다면 약 8,000억원이나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PLS(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에 등재되지 않은 농약이나 환경오염 등으로 무차별하게 꿀벌들이 죽어가고 벌을 키우는 농민들 또한 죽은 벌들을 보며 마음 아파하는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임 회원은 지역 양봉 농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계도 현수막을 만들어 각 면 소재지마다 2개씩 총 11개소에 농사 시작 전이나 끝난 후 자발적으로 시간을 내어 게시했다고.
이와 같이 양봉에 관해 해박한 지식과 실천 정신을 지닌 임 회원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 모아둔 1,000만원을 투자해서 봉군 20군을 일궜고 현재는 150군까지 늘려 사육하고 있었다.
귀농 초기 양봉에 관한 더욱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마을 어르신들을 수시로 찾아다니고, 전국적으로 유명한 경기도의 양봉 농가를 직접 찾아가 직원으로 일하는 외국인들과 함께 숙박을 하며 선진 양봉 기술과 노하우 등을 익히는데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임모세 회원.
하지만 주변에 함께 농업에 종사하는 또래 청년들이 없어 많은 외로움을 느끼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는 임 회원은, 농업 정보를 얻기 위해 이웃 어르신의 소개로 농업기술센터를 찾아갔다가 우연히 4-H에 관해서 알게 됐단다.
“4-H회에 가입하면 또래의 청년농업인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는 영동군농업기술센터 공무원의 얘기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가입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4-H활동을 통해 갖가지 품목에 종사하고 다양한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농업인들을 만나 유용한 농업 정보를 얻는 동시에 인적 네트워크도 넓힐 수 있어 지금의 생활에 매우 만족한다는 임모세 회원.
현재 영동군4-H연합회 회원이면서 충청북도4-H연합회 교육부장도 맡고 있는 임 회원은 귀농 전 직장 생활을 통해 갈고닦은 기획력과 실천력을 4-H활동에 있어서도 맘껏 발휘하고 있었다.
각종 회의 때 회의록을 도맡아 작성하고, 교육 및 행사 시에는 탁월한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으로 주위의 많은 찬사를 받고 있었다.
한편 임 회원은 그리 길지 않은 4-H활동 기간 동안 가장 뜻깊은 활동이라고 여기는 것을 말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지난해 실시된 ‘충북 4-H청년농업인 해외농업교류활동’을 주저 없이 손꼽았다.
충북 4-H청년농업인 20여명의 일원으로 지난해 11월 7박 9일 동안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방문한 임모세 회원은, 영농사례를 발표하고 우리나라 농업 현황 및 선진 기술을 소개하는 자리를 통해 현지 농업인들과 소통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단다.
“꿀 한 병이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는 정말 많은 절차가 필요합니다. 산란을 시켜서 먹이를 주고 꾸준히 관리해야 합니다. 더욱이 달콤한 꿀 1g을 모으기 위해서는 건강한 꿀벌이 8,000송이의 아카시아꽃을 찾아야 모을 수 있죠. 이 꿀들을 다시 모으고 모아 찌꺼기를 거르고 병에 담고 포장을 해야 비로소 꿀 한 병이 나옵니다.”
자나 깨나 벌꿀만 생각하며 지금의 150군을 앞으로 2022년까지 500군으로 대폭 확대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는 임모세 회원에게서 우리 농촌의 미래가 그리 어둡지만은 않게 느껴졌다.
정호주 기자 skyzoo74@hanmail.net

홀로 귀농한 임모세 회원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는 큰아버지 임준식(사진 왼쪽) 씨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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