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01 격주간 제902호>
[지도자 탐방] 나 혼자 앞서가기보다 함께 가야 멀리 갈 수 있다

명 헌 식 회장 (충남 태안군4-H본부)

명헌식 태안군4-H본부 회장은 농업·농촌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미래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무슨 일을 하든 나 혼자 앞서가기보다는 함께 가야 멀리 갈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제아무리 잘난 사람이라도 혼자 앞에서 이끄는 건 오래 가지 못합니다. 하지만, 여러 사람이 생각을 나누고 마음을 모으면 비록 빠르진 않더라도 내딛는 걸음이 가볍고 멀리 갈 수 있기 때문이지요.”
날이 가물다. 여름이 성큼 다가온 듯 머리 위로 내리쬐는 햇볕에 싱그러운 봄 내음마저 살짝 물러간 5월의 어느 날. 서해안 도로를 따라 내려가 충청남도 태안에 도착했다.
명헌식 태안군4-H본부 회장(63·충남 태안군 태안읍 선비길)은 평생 축산인의 길을 걸어온 축산 전문가다. 젖소 농장을 31년 동안 꾸려왔다. 3년 전, 중대한 결심을 눈앞에 뒀다. 30년 넘게 정을 주고 키운 젖소를 모두 처분해야 했다.
자식들에게 이를 물려줄 수가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분가한 아들과 딸이 모두 직장생활을 하고 있어서 젖소 농장을 승계받을 사람이 없었다. 명 회장은 그나마 일손이 적게 드는 한우로 전환을 했다. 한우를 키우는 데에는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가 운영하는 명산목장에는 한우 100여마리가 입식되어 있다. 암소와 수소가 절반씩 차지한다.
“국내 한우산업이 선진국에 비해 많이 뒤처져 있습니다. 한우농가에 고품질 수정란 이식사업을 확대 보급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려면 농민들의 인식도 바뀌어야겠죠. 늘 하던 데로만 하면 무슨 발전이 있겠습니까. 앞선 기술을 받아들이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다른 한우 축산인들과 호흡을 같이 하면서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가려고 합니다.”
2017년부터 태안군한우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는 명헌식 회장은 한우산업의 방향과 농가들이 어떻게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신을 밝혔다. 첫째, 우수한 형질을 보유한 품종 개량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 둘째, 예방접종을 철저히 해야 한다. 셋째, 체계적인 사양관리를 통해 경영비를 절감하고 농가소득을 향상시켜야 한다. 그의 생각은 이렇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31년 정든 젖소농장 최근 한우로 전환
한우 고품질 수정란 이식사업 확대해야

경영비 절감이 곧 농가소득 향상
2017년부터 태안군한우연구회 회장


명산목장에서는 논 1만 6,500㎡에 고품질 사료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봄에는 나인그라스와 연맥을, 여름에는 옥수수를 재배해서 양질의 건초를 사료로 활용한다. 전체 사료의 60% 가량을 자체 생산으로 조달하고 있어서 경영비를 절감하고 있다. 이는 곧 소득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러한 선순환 구조를 많은 농가에서 놓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명헌식 회장이 요즘 전력을 다하고 있는 분야는 후원모금활동이다. 최근 태안군4-H본부 지도자 15명이 자발적으로 동참해준 데 대해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후원금을 통해 기금을 확충하고, 본부의 재정자립도가 올라가면 그만큼 4-H회원들을 위해 쓰여질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이 바로 선배들이 해야 할 역할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중학생 때부터 4-H활동
후원모금활동 발벗고 나서
4-H본부는 회원 육성 제 역할 매진


중학생 때 동네 형들 따라 마을회관 옆 꽃길가꾸기를 하면서 4-H와 인연을 맺었다는 명 회장. 고등학교 진학해서도 4-H활동은 계속됐다. 그는 농촌계몽활동에도 관심이 많았다. 청년회를 조직해 빈집에서 한글을 깨치지 못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야학활동을 했다. 주산과 암산도 가르쳤다. 당시만 해도 농촌에 독버섯처럼 퍼져 있던 도박을 근절하기 위해 마을 곳곳을 다니며 계몽활동을 했다.
명헌식 회장이 4-H지도자로서 갖고 있는 철학은 확고하다.
“농업·농촌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인재를 양성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4-H본부와 지도기관이 회원교육을 강화해야 합니다. 학생4-H회원들과 4-H청년농업인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제도적·행정적으로 적극 뒷받침을 해야 합니다.”
녹색, 푸른색만 보면 마음이 설레고 좋다는 명헌식 회장이 보여주는 리더십과 교육철학이야말로 4-H운동이 진정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뿌리 깊은 힘이 아닐까.
 정동욱 기자 just11@4-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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