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15 격주간 제901호>
[영농현장] “허브로 건강한 먹거리와 힐링의 여유를 느껴보세요”
김 진 성  회원 (경기 광주시4-H연합회 부회장)

하우스 50동서 자란 허브 생잎 가락시장 납품
온라인·인터넷 활용 판로 개척에 관심
4-H활동 하면서 지역사회 연결고리 생겨

허브의 장점을 살려 체험농장과 연계한 6차 산업화를 고민하고 있는 김진성 회원.

라벤더, 페퍼민트, 로즈마리, 캐모마일, 애플민트, 바질 등 종류도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많다. 바로 ‘허브’ 이야기다.
독특한 향과 맛으로 차, 음식, 화장품 등 그 쓰임새가 다양하다. 특히, 음식에 식재료로 허브가 사용될 때에는 그 음식의 풍미를 더해주는 효과가 있어 요리의 맛을 완성시켜 준다고 말하기도 한다.
경기도 광주에서 허브향 가득한 식물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진성 회원(29·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정지리 318-2)은 허브 농사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지 5년째에 접어들었다.
“농사를 처음 접한 건 고등학교 때였습니다.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일하는 부모님의 일손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려야겠다는 생각에서였죠. 삽목하는 일부터 도와드렸습니다. 고등하교 졸업 후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면서 평소 관심 있던 사회복지사 공부를 하다가 이제는 허브 재배에 전념하게 됐습니다.”
올해부터 광주시4-H연합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 회원이 부모님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식물원 이름은 ‘향기꽃식물원’.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퇴촌 일대에는 토마토를 재배하는 농가가 거의 대부분이었다. 허브 재배농가는 향기꽃식물원이 유일했다고 김진성 부회장은 옛 기억을 떠올렸다. 지금은 허브 농가가 몇 군데 더 늘었다.
초창기에는 연동하우스(하우스 2개 또는 그 이상이 이어져 있는 형태) 6동과 단동하우스 2동으로 약 5,000㎡ 정도 허브 재배를 시작했던 규모가 현재는 농지 규모를 기준으로 하면 16배가 늘었다. 하우스만 따져보면 50동 정도 된다.
규모가 이렇게 커지다 보니, 가족농으로만 운영하기가 힘에 부쳐 캄보디아, 태국 등지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 15명을 두고 부족한 일손을 메우고 있다.
향기꽃식물원에서 재배하는 허브는 대부분이 식자재로 납품된다. 여기서 재배되는 허브 종류는 로즈마리, 애플민트, 라벤다 등이다. 허브의 생잎을 따서 가락시장에 1kg 단위로 납품을 하고 있는데, 전체 출하량의 80% 가량을 차지한다. 매출의 주 수입원이 여기서 나오는 셈이다. 화분에 담아 양재동 aT센터에 있는 경매공판장이나 일반 화원에 도매 판매를 하고 있기도 한데,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김진성 회원의 누나 역시 향기꽃식물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바로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생산량의 20% 가량을 인터넷 판매로 하고 있는데, 가락시장에 내놓는 것보다 아무래도 온라인 직거래 형태이기 때문에 가격을 더 잘 받을 수 있다는 그의 설명이 돌아온다. 주요 고객층은 레스토랑, 카페 등 요식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주로 많이 찾는다고 한다.
아직도 배워야 할 것들이 많다고 겸손함을 내비치는 김진성 회원.
“처음엔 아버지가 시키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물주라고 하면 물주는 식이죠. 지금은 4-H활동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보고 느끼는 것도 많아졌습니다. 이를테면 다른 농장의 사례를 설명하면서 제 아이디어를 덧붙여 아버지께 새로운 의견을 내기도 합니다.”
물론, 조경용으로 집안을 예쁘게 꾸미기 위해서 허브를 찾는 고객층도 있다. 이런 소비자들은 식물원을 직접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주로 30대부터 60대까지 여성 고객들이 주를 이룬다고 한다. 2월 하순부터 장마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평일보다는 주말에 손님들이 많이 몰린다고 김 회원은 소개했다. 그러면서 여름부터 겨울까지는 비수기라고 할 수 있는데, 농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라는 말도 덧붙였다.
김진성 회원이 4-H회원으로 활동을 시작한 건 2016년부터다. 광주시농업기술센터에서 우연히 농업 관련 교육을 받다가 안미나 주무관의 추천으로 4-H를 접하게 됐다.
김 회원은 “아버지가 이곳에 귀농을 하시면서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저 역시도 지역사회에 연결고리가 마땅히 없었는데, 4-H활동을 통해 또래 친구들과 선배들을 만나면서 인맥을 많이 쌓게 됐다”고 4-H활동을 추천해 준 안미나 주무관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김진성 회원은 올해 광주시4-H연합회 부회장을 맡으면서 임원으로서 더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광주시4-H활동이 한동안 정체기였는데, 올해 들어서 10여명의 신입회원이 가입해 활기를 띄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선·후배 회원 간 격의 없이 유대감을 맺고 있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면서 앞으로 신입회원들이 부담 없이 4-H활동을 하고, 융화해 나갈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런 의미에서 김진성 부회장에게 4-H는 ‘새로운 친구’와도 같다.
인터뷰를 마칠 때쯤 김진성 회원은 6차 산업으로서의 농업을 강조했다.
“농사를 어떻게 짓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잘 파느냐도 중요합니다. 특히 1인 미디어 시대인 만큼 온라인, 인터넷을 활용해 판로를 개척하는 일에 관심을 많이 두고 있습니다. 요즘 세상에 인터넷은 필수라고 봐야죠.”
180㎝가 넘는 건장하고 다부진 체구에 어울리지 않게 수줍음과 섬세함을 간직한 청년농업인. 김진성 회원 주변엔 싱그럽고 향긋한 허브 향기처럼 늘 좋은 사람과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다.
 정동욱 기자 just11@4-h.or.kr

김진성 회원이 경기도 광주에서 운영하는 향기꽃식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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