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15 격주간 제847호>
[시 론] 말산업 개척에‘한발 앞서나가는’4-H청소년이 되길!

"말산업은 4-H의 지·덕·노·체 이념 실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양 호 (한국마사회장)

예로부터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 했다. 농업이 삶의 근본이란 의미로 오래전부터 금과옥조로 삼아왔던 신념이자, 청년실업, 성장둔화 등 우리가 직면한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명확한 해법이다. 최첨단 기술의 시대지만 최근 사회현상을 보면 농토(農土)는 여전히 매력적인 기회의 땅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것이 바로 미래를 이끌어나갈 4-H청소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의 핵심이다. 한국의 경제성장은 도시화 과정으로 연결된다. 이 과정에서 삶의 터전으로서의 농촌은 사람들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져왔다. 빠른 속도로 이농현상이 일어났고, 사람들이 좁은 도시로 몰려들었다. 자연스레 다양한 사회 문제가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도시는 공해와 부동산 투기, 농어촌은 일손부족, 노령화, 국가적으로는 식량자급률 감소와 같은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이는 농업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것에서 기인한 것이다. 인공지능, 자율주행자동차 등의 ‘최첨단 ICT 기술’과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은 모든 부문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다. 농업 또한 마찬가지다. IT기술을 접목한 지능화된 농장 ‘스마트팜’은 농업부문의 대표적 사례다. 농업의 스마트화는 생산·유통·소비 전 과정에 걸쳐 생산성과 편리성을 크게 높여 전국적으로 확대되어 갈 것이다. 이처럼 농업은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그 중에서도 말(馬)산업은 특히 잠재력이 큰 분야다. 1, 2, 3차 산업이 융·복합된 농업의 6차 산업화 선두주자로, 4-H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4-H는 머리(Head), 마음(Heart), 손(Hands), 몸(Health)의 첫 글자를 딴 것이다. 한국에선 이를 지(智)·덕(德)·노(勞)·체(體)로 명명하고 있으며, 이러한 이념이 가장 잘 녹아있는 게 바로 말산업이 아닌가 싶다.
2011년 ‘말산업육성법’ 제정 이후 말산업은 해마다 성장을 거듭해오고 있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말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미 국내 말산업 규모는 3조원을 넘어섰다. 과거엔 이름도 생소했던 말조련사, 재활승마지도사, 장제사 등이 일자리의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말산업 연관 일자리를 얻기 위해서는 배움(지 : 智)이 필요하다. 말산업은 말(馬)과의 교감이 필수적인 분야다. 경마, 승마, 관광, 재활 등 다양한 목적으로 이용 가능한 말(馬)은 도구인 동시에 살아있는 유기체다. 말의 마음을 얻기 위해 오랜 시간 많은 정성을 쏟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덕(德)이자, 노(勞)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니 이를 체(體)라 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이 말산업은 4-H의 지·덕·노·체 이념 실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청소년들의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은 무한하다. 국내 말산업이 자리잡은지 오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잠재력이 큰 분야다. 독일 경제연구소에 의하면 말 3두당 1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통계가 있다. 독일, 프랑스, 영국, 미국과 같은 말산업 강국은 21세기 첨단 시대에도 말의 산업적 가치에 주목해 투자와 지원으로 국가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말산업 육성 전담기관으로 인프라 구축에서 전문인력 양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문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고,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말산업특구 지정, 말산업 사업체 2000개 돌파, 체험승마인구 80만명 등의 결실은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특히, 지난해 마사회는 승마저변 확대를 위한 소중한 첫 단추를 꿰는데 성공했다. 바로 소년체전에 승마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것이다. 이에 따른 경제유발 효과가 1315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521억원 보다 중요한 것은 승마가 청소년들에게 가까워졌다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
올해는 유소년 승마단 창단지원, 자유학기제 승마교실 운영 등 청소년과 말산업의 성장을 이끌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말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그 무엇보다도 ‘동력’이라 부를만한 선도자의 확대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4-H청소년들의 존재와 역할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라나는 4-H청소년들은 말산업에 생명수와 같은 단비가 되어줄 존재다. 한국마사회는 말산업과 청소년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게 ‘한발’앞서나가고자 한다. 청소년들이 꿈과 희망을 키우고 말관련 산업에 종사하고자 하는 토대를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한국마사회가 꿈꾸는 농촌과 농업계의 청사진이다. 이 땅의 4-H청소년들이 말산업의 강국을 이끌어줄 미래 동량으로 성장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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