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15 격주간 제839호>
[영농현장] 땀·사랑·정성으로 자연 세계를 분에 담아내는 청년 예술가

김 병 겸 회원 (고양시4-H연합회장)

자연의 정취를 작은 분에 축소시켜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젊은이를 만났다. 김병겸 고양시4-H연합회장(27·고양시 덕양구 원당동 1262)은 경기도4-H연합회 과제부장도 맡고 있으며, 현재 3000여㎡ 6연동 하우스에 20여종의 분재를 가꾸고 있다.
그는 100kg을 육박할 듯한 커다란 덩치이지만 종마다 150~300여개의 분을 보살피는 손길이 무척 섬세하다. 주작목은 해송, 소사나무, 장수매다. 6000여개에 이르는 화분 하나하나가 그의 손길을 통해 작품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기자가 하우스에 들어설 때에도 김 회장은 화분에 물을 주고 있었다. 인근에서 다육식물 농장을 운영하며 함께 4-H활동을 하고 있는 원재천 고양시4-H연합회 사무국장이 일을 도왔다.
김 회장은 어려서부터 부친이 분재를 가꾸는 것을 보고 자랐다. 그 영향으로 고등학교도 화훼과에 진학했다. 분재와 화훼가 무엇인지 알아서 간 것은 아니었다. 그저 당연히 해야할 일로만 생각했다. 한국농수산대학 화훼과에 진학해 본격적으로 전문지식을 익혔다. 그리고 부친의 가업을 이어받아 어엿한 농장주로, 또 분재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대학시절에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불안감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장에 뛰어들어 영농에 정착하면서 욕심이 생겼다. 부모님이 평생 터득한 노하우뿐만 아니라 자신만의 새로운 방법을 모색했다. 그러면서 화훼전문가로 정착하게 됐다.
처음에는 어설픈 초보 농부를 바라보는 부모님의 시선은 불안하기도 했다. 잔소리 아닌 잔소리도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믿어주고 전적으로 지원해 주고 있다. 생산 쪽에 전문성을 갖춘 김 회장은 유통에 더 큰 관심을 갖고 분재경매 등에도 다닌다고 한다. 더 좋은 나무, 더 나은 가격과 분재원 경영의 효율성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분재 체험장 운영, 전시회 등을 통해 분재의 대중화를 꿈꾸고 있다. 분재는 마니아들만의 것이라는 인식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손쉽게 분재를 가꾸면서 정서를 기를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했다. 블로그와 SNS를 통해 소비자와 더 가까이 소통할 계획도 갖고 있다.
현재 고양시4-H연합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 회장은 학생4-H회원들의 과제교육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고양시4-H연합회는 청년회원들이 직접 학교를 찾아 체험활동을 진행하며 농심을 함양하고 우리 농업의 중요성을 심어주고 있다.
청년회원들의 농장에서 체험할 수 있는 목록을 보고 올해 11개 학교4-H회에서 신청을 했다. 테라리움, 방향제 만들기, 쌀비누만들기, 딸기 수확 및 딸기잼 만들기를 젊은 형과 누나들로부터 배우는 후배 4-H회원들의 반응도 매우 좋다고 한다.
“요즘 학생들이 너무 공부에 시달리고 있는데, 체험활동을 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무척 기쁘다.”는 김 회장은, “학생들이 즐기면서 농업의 가치를 깨닫고 만든 결과물을 집에 갖고 가면 집에서도 입소문이 나 저절로 홍보도 된다.”고 했다.
김 회장은 “4-H활동을 하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리더십을 기를 수 있었다.”고 말한다. 아울러 정보를 교류하고 기술을 향상하는 등 4-H는 25명의 고양시 청년농업인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농업이지만 좀 특별한 분재. 김 회장은 자연의 세계를 분에 담아내는 예술작품을 빚는다. 그는 땀과 사랑, 정성이 깃든 작은 자연예술로 메마른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켜 보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조두현 사무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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