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15 격주간 제921호>
[영농현장] 지역 어르신들과 함께 지역사회 상생 모델 성공 정착

이 소 희  회원 (경북 문경시4-H연합회)

이소희 회원은 오미자를 비롯해 9가지 품목을 친환경 인증을 받아 농촌체험교육, 치유농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유치원 교사에서 청년농업인으로

“네가 농업에 뜻을 두고 있다면 고향으로 내려오거라.” 부모님은 그녀의 귀농을 받아주셨다. 유치원 교사였던 이소희 회원(31·경북 문경시 농암면)은 부모님이 운영하는 농촌교육농장을 돕기 위해 2014년 부모님이 계시는 경북 문경으로 귀농했다. 그녀의 부모님 역시 1996년 귀농을 했으니, 귀농인의 딸인 셈이다. 3만 9,000㎡ 되는 청화원 농장에서 오미자를 비롯해 9가지 품목을 친환경 인증을 받아 부모님과 함께 농사짓고 있다. 오미자 특구 지역인 문경에서도 해발 450미터 산자락에서 친환경농법으로 키우는 유기농 오미자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친환경 농업을 철학으로 오미자 현장실습 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는 아버지, 전통음식 자격증을 5개 이상 보유한 어머니, 농대를 졸업한 남동생, 농촌체험과 교육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이소희 회원은 저마다 맡은 역할 분담에 따라 농장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농촌민박, 현장실습교육장(WPL), 농촌교육농장, 치유농장 등 생산뿐만 아니라 체험, 관광 등으로 영역을 넓혀 농업의 6차 산업화를 실천에 옮기고 있다.
농고·농대 학생, 귀농인을 대상으로 한 전문교육을 비롯해 오미자청으로 고추장 만들기, 콩을 이용한 오색두부 만들기, 역사체험 등 16가지의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 운영하고 있는 청화원 농장에는 연간 1만명 가까운 체험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어르신 일자리 늘리고 소득도 올려

이소희 회원은 마을 어르신들을 도우며 지역사회 상생 모델을 성공적으로 정착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2017년 ‘소담’이라는 브랜드를 론칭해 마을 어르신들이 재배 수확한 품질 좋은 산나물을 가공해 판매하고 있다.
이것은 우연히 겪은 사건에서 비롯된 일이기도 했다. 마을 길을 걸어가다 산나물을 실은 큰 트럭이 연달아 지나가는 것을 보게 된 것. 사정은 이러했다.
“고령으로 몸도 편치 않은 할머니들이 산비탈을 오르내리면서 어렵게 베어온 산나물을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에 외지인들에게 넘기고 있더라고요. 게다가 나물의 원산지도 문경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둔갑해 팔려나가는 걸 보고 너무 속이 상했습니다.”
이소희 회원은 좀 더 좋은 가격을 제안했지만, 어르신들은 젊디젊은 그녀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았다. 나물 샘플을 제작해서 직접 보여드리기로 했다. 소형 용기에 담아 건나물 형태로 30그램씩 소포장을 했다. 4인 가족이 먹기에 적당한 양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적은 양을 누가 사겠느냐는 차가운 반응만 돌아올 뿐이었다.
계속된 설득 끝에 여섯 농가에서 나물을 대주었고, 지금은 열여섯 농가로 늘었다. 산마늘, 곰취, 취나물, 고사리 등 소담에서 건나물은 30g, 50g, 70g 등 소포장해 선물용으로 판매되고 있다. 유기농이라는 장점을 살려 선물셋트, 답례품 및 기념품 셋트로 구성한 판매 전략은 주효했다. 작년 기준으로 1억 5,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4-H활동으로 또래 청년들과 교류

이소희 회원이 4-H와 인연을 맺은 시기도 귀농한 2014년 즈음이다. 그해 문경시 ‘1인창조기업’에 우연히 입주를 하게 되면서 농업기술센터와 4-H를 알게 되었다. 농업을 전공하지 않은 그녀로서는 농업과 연관된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고, 비슷한 또래의 청년들과 교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가입원서를 냈다. 2018년에는 경상북도4-H연합회 정책부장을 맡기도 했다. 그녀는 기억에 남는 일로 2018년 경상북도 여회원 과제활동으로 가족캠프를 했는데, 그때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했던 것과 지난해 제주도에서 열린 글로벌4-H한마음대회에서 토론회 발표자로 나와 청년여성농업인으로서의 삶과 포부에 대해 이야기하고 많은 응원을 들었던 것을 꼽았다.
지역 농업인과 상생하는 청년농업인, 도시와 농촌을 이어주는 연결고리로 농업의 중요성을 알리고 유년기의 감사함을 고향에 돌아와 실천으로 보답하는 이소희 회원. 그녀의 꿈과 열정을 응원한다.
정동욱 기자 just11@4-h.or.kr

박람회에 참가해 전시 부스를 가득 채운 ‘소담’의 산나물 셋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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