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15 격주간 제899호>
[라오스 봉사활동 소감문] 함께 땀 흘리고 울고 웃었던 소중한 추억
강 보 람 (한국4-H중앙연합회 여부회장)

내가 경험한 해외는 매번 ‘농업의 선진국가’였다. 그래서 해외봉사를 마음먹었을 때는 정말 마음이 복잡했다. ‘해외봉사’라는 단어에 설레는 마음과 걱정스런 마음이 공존했고, 바쁘게 일하며 보내다 보니 어느새 날짜는 성큼 다가와 난 이미 라오스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었다. 비행기에서 내리고 보니 시간은 오후 10시 반쯤이었고, 바로 공항 근처의 숙소로 향해 내일을 위한 잠을 청해야 했지만, 해외에 왔다는 생각에 설레기도 하고 봉사활동을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으로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다음날 본격적인 봉사에 앞서 오전은 KOPIA센터 방문이었다. 라오스는 전체 인구의 70% 정도가 농업에 종사하는 농업국가이지만, 채소·과수·가축 등 우수 품종이 부족하고 생산성이 낮아 농축산물의 많은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서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라오스 농림부와 농림연구청은 우리나라의 선진 농업기술을 전수받고자 KOPIA센터 설치를 요청했고, 2016년 7월 25일 KOPIA 라오스센터가 설립됐다.
KOPIA 라오스센터가 추진하고 있는 한·라오스 간 주요 농업기술 협력사업은 △주요 채소의 재배기술 개발과 우수품종 선발 △돼지·닭의 적정사육 기술개발 △잠업농가 지원을 위한 양잠기술 개발 등이며, 현지에 맞춤형 농업기술을 지원하고 농업현안 해결과 농가소득 증대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대한민국의 농업을 나눌 수 있음에 감사하면서 오전 일정을 마쳤고, 오후부터 진짜 본격적인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처음 간 나쌉 초등학교는 전교생 90명 정도의 학교였다. 우리는 학교 벽을 색칠해 줄 페인트팀, 양치교육과 구충제 섭취 그리고 종이접기팀, 나만의 손거울 만들기 및 요술풍선 만들기팀까지 총 세 팀으로 나눠 일정을 소화했다. 세 팀 중에 나는 일명 종이접기팀이었고, 떨리는 마음으로 아이들 앞에 섰을 때, 양치교육은 꼭 필요한 것 같은데 색종이와 수수깡으로 아이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걱정이 무색하게도 색종이와 수수깡을 이용한 바람개비는 인기가 많았고 종이비행기 날리기 대회는 더더욱 인기가 좋았다. 다른 팀들도 각자의 역할을 너무 잘 해줘서 어설프지만 첫 단추가 굉장히 잘 끼워진 느낌으로 첫날의 봉사활동을 마무리했다. 다만 날이 너무 더워(무려 38도!) 페인트팀이 다들 녹초가 된 것만 빼면 참 감사한 하루였다.
둘째 날은 남끼양 초등학교를 방문했고 여기는 130명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곳이었다. 오전엔 다 같이 페인트칠을 했고, 오후에는 어제와 같이 팀을 나눠 아이들과 시간을 보냈다. 낯선 아이들이 점점 친근해지고 행복한 미소에 더운 날씨에도 덩달아 웃음 짓는 시간이었다.
셋째 날에는 비엔티엔에서 벗어나 4시간 차를 타고 방비엥이라는 지역으로 이동했다. 두 번째 지역인 방비엥은 비엔티엔보다 정말 확실하게 시골느낌이 났다. 방비엥에 도착 후 간 반파통 초등학교는 정말 열악했고, 들어가는 길조차 쉽지 않았다. 버스가 들어가지 못해 트럭인 뚝뚝이를 이용해 비포장도로를 한 시간 가까이 달려야 초등학교에 도착할 수 있을 정도였다. 봉사활동의 마지막 장소인 반파통 초등학교에서는 이틀을 머무를 예정이었다.
여기서도 똑같이 세 팀으로 나눠 봉사했는데 바뀐 점이라면 페인트칠을 하지 않고 닭장을 만들어 줬다는 것이다. 100마리의 병아리와 8포대의 사료 그리고 병아리가 자랄 수 있는 거대한 닭장을 만드는 게 중요한 일이었다. 다들 농부라 그런지 뚝딱뚝딱 진짜 근사한 닭장이 만들어졌다.
나는 양치교육, 종이접기로 하루를 보냈고, 더운 날씨에 아이들과 비행기를 날리며 내 마음 속 근심도 날려보냈다. 마지막 날은 아이들과 함께 미니체육대회를 열었다. 뛰어노는 걸 굉장히 좋아했고, 같이 먹고 떠들고 응원하면서 때묻지 않은 아이들의 순수함에 나도 마치 초등학생이 된 기분이었다.
팍팍하고 삭막한 요즘 같은 시대에 라오스 봉사활동을 통해서 마음이 따뜻해졌고, 많이 웃었던 시간들이었다. 봉사활동을 마무리하면서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들었던 질문이 “다시 또 봉사활동에 참여하실 건가요?”였는데 나는 무조건 “네!”라고 대답했다. 함께 땀 흘리고 울고 웃었던 이 소중한 추억을 더 많은 우리 4-H회원들과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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