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01 격주간 제888호>
[만나봅시다] 시골 중학교에 ‘글로벌 인재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하다
강 순 후 (강순후 커피체험농원 대표)

강순후 대표가 운주중학교를 방문해 오미순 교장(왼쪽), 백승혜 교사(오른쪽)와 함께 지역사회와 학교가 연계된 4-H활동을 논의했다.


“중학생 정도 되면 해외에 나가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넓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울 수 있도록 많은 기회를 주어야 해요. 특히, S4-H 미국파견 프로그램은 본인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많은 걸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연수라고 생각해요. 지역사회에서 조금만 관심을 갖고 도와준다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전라북도 완주에서 커피 체험농원을 운영하고 있는 강순후 대표(61세·완주군 운주면 완창리 426)를 따라 도착한 곳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운주중학교. 교장실에서 오미순 교장선생님이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1학년 8명, 2학년 8명, 3학년 9명으로 전교생이 25명밖에 되지 않는 조그만 시골학교다. 현재 4-H를 담당하고 있는 지도교사가 퇴임을 앞두고 있어 내년부터 새로 맡기로 한 백승혜 교사가 자리를 함께 해 이야기를 나눴다. 백 교사는 남원의 한 중학교에서 4-H지도교사로 3년 동안 근무한 적이 있어서 별로 걱정이 되지 않는다며 학생들과 아기자기하게 잘 꾸려나갈 거라는 오미순 교장의 설명이 뒤따른다.
오 교장은 “4-H활동이야말로 학생들에게 내 고장을 사랑하고, 애향심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교육방법”이라며 “덕유산을 비롯해서 자연환경을 이용한 4-H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이 긍정적인 사고를 키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그러면서 “백 선생님이 시간을 내기 어려울 땐 제가 시간을 내서라도 학생들을 열심히 지도하겠다”는 열의도 내비쳤다.
강순후 대표는 1970년대 중반 완주군 완창마을4-H구락부에 가입해 4-H활동을 시작했다. 선배들 따라 다니면서 배움을 얻던 시절이 지금껏 이어져 40년 넘게 네잎클로버와 인연을 맺고 있는 평생 4-H인이다. 현재는 전라북도4-H본부 이사를 맡고 있기도 하다.
1982년 운주면4-H회장을 거쳐 완주군4-H연합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리더십을 키웠다.
주 작목은 느타리, 새송이, 팽이 등 버섯이다. 친환경 인증을 받아 생산되는 전량을 완주군 로컬푸드 8개점과 학교 급식용으로 납품하고 있다. 완주군과 서울 강동구 간에 업무협약이 체결돼 있어 서울까지 신선한 버섯이 학교 급식용으로 공급되고 있다.
버섯이 주요 소득원이지만, 강 대표는 커피체험농원 농장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의 커피농장은 지난해 전라북도 완주교육지원청으로부터 진로교육 지정 체험터로 인증받아 완주 학생들에게 진로직업체험의 학습장으로 활용된다.
10년 이상 수령이 오래된 커피나무 400그루를 비롯해 어린 육묘를 포함하면 자그마치 1만 그루가 체험농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수 년 간의 준비를 거쳐 2015년 개장한 이래 해마다 1,000명의 체험객들이 전국 각지에서 커피수확체험을 하러 찾아온다.
무얼 바라서가 아니라 그저 좋아서 4-H를 했다는 강 대표. ‘4-H는 나에게 운명과도 같다’는 그는 후배들을 위해 역할을 할 때가 온 것 같다고 말한다. 일일찻집도 열고, 지역농협조합도 찾아가고, 학교운영위원들도 만나서 지역사회 청소년들이 국제 견문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강 대표의 요즘 하루는 짧기만 하다.
 〈정동욱 차장〉

전북 완주에서 커피체험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강순후·이미숙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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