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01 격주간 제888호>
IFYE 태국파견 소감문(下)
박 시 은 (한경대학교 원예생명과학과)

두 번째는 ‘방과후활동’이다. 태국에서 처음으로 4-H가 설립된 학교인 Pramma ukro 학교에서는 벽돌 만들기, 닭 키우기, 재활용을 이용한 환경 가꾸기, 작물 기르기, 버섯 기르기 등 총 10가지 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이러한 활동으로 기술을 배우고 상품을 어떻게 파는지, 시간과 돈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인내심을 어떻게 기르는지를 배우고 있었다.
Prachmongkol 학교에서는 모닝글로리, 아카시아, 야생돼지, 메기, 식용 귀뚜라미 등을 선생님 지도하에 학생들이 직접 관리하고 있었다. 우리는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며 닭 배설물과 코코넛 껍질, 잡곡 껍질을 혼합해 비료를 만들고 고추와 민트, 허브를 ‘Hanging Plant’라고 부르는 화분에 만드는 체험을 했다. 비료를 만드는 재료로 우리나라엔 없는 코코넛을 활용하는 점이 신기했고 학교 선생님이 개발한 공간 활용에 좋은 화분을 같이 만드는 것도 재밌었다.
세 번째는 ‘유기농’이다. 13일 우리는 학생, 선생님과 함께 정부 보조를 받는 농가 한 곳을 방문했다. 그 곳에선 목적에 따라 Nim Tree나 Molasse와 같은 각기 다른 재료가 들어가는 DIY 액비를 만들어서 이용했다. 여기서 우리는 양꿍에 들어가는 재료들을 식물 본연의 모습으로 많이 볼 수 있었다.
DIY 액비는 나중에 Prachamongkol 학교에서 학생들과 같이 만들기도 했는데, 이 액비는 호르몬제와 같은 역할로 쓰였고 무엇보다 과일이 주재료라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이 액비 만드는 것을 지도해주시는 선생님의 액비 제조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었는데 하나는 1~2주일 숙성시키는 것 또 하나는 한 달간 숙성시키는 것이었다. 두 가지 모두 만들어보았고 이 액비가 의미가 있었던 건 천연재료로 비료를 사용하니 친환경적이고 토질오염이 덜 하다는 점이었다.
이날 우리는 또 다른 흥미로운 비료를 보았다. 바로 지렁이를 이용한 비료였다. 소 배설물에 지렁이를 풀고 15일간 두면 최고 중 하나로 꼽히는 비료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이 비료는 태국 전역에 보편화되어 있다고 했다. 이 농장의 특별한 점은 바로 여러 작물을 심어 지속가능한 경제를 실천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희귀한 토마토를 키우고 대나무도 큰 평수에서 키우며 여러 작물을 돌려가며 키우니 때에 따라 다른 작물로 이득을 보는 원리였다.
농쁘루 지역에서 파인애플 실험을 보았던 장소에서 다음 날, 메기 배설물을 이용한 친환경 비료를 보았다. 그들은 메기를 땅의 연못에 풀어놓고 먹이를 주며 메기가 숨 쉬고 배변 활동하는 물을 계속해서 갈면서 그 물을 농업에 이용하고 있었다. 굉장히 흥미로운 태국의 유기농법이었다.
네 번째는 ‘태국 식물’이다. 태국의 많은 식물을 볼 기회가 있었다. 흥미로운 여담을 가진 꽃도 있었고, 차를 타고 가다 길거리에서 생전 처음 보는 예쁜 꽃이 있어 다시 나올 때까지 기다려서 지나갈 때 빠르게 사진을 찍어 DOAE 관계자에게 이름을 물어본 적도 있었다. 빨간색 열매이고 주스로도 만드는 Karanda, 누에고치가 먹는 Mulberry, 처음 보는 예쁜 흰색 꽃을 가진 Plumeria, 아기 눈썹에 올려두면 눈썹이 많이 난다는 Buttuerfly Pea, 토양의 유실을 막는 Vetiver Grass 등 많은 꽃을 보았고, 먹었던 과일들도 하나 같이 한국에서는 접하기 힘든 열대과일이어서 맛있고 신기했다.
14일에는 학생의 가정집을 방문해 잭프룻과 민트 농사짓는 현장을 보았다. 잭프룻이 어떻게 생육, 재배되는지 배웠고 직접 민트를 수확해보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민트향이 너무나 향긋했고 잊지 못할 추억이었다.
다섯 번째는 ‘Young Smart Farmer’이다. 태국에서의 일정이 거의 끝나갈 무렵 닉네임이 ‘뻔’인 스마트농업을 하는 청년농업인을 만났다. 그는 농약을 많이 치는 태국의 농업을 우려하고 있었고 본인 스스로 기계를 개발하고 친환경 Bio-Agent와 Micro Soil을 한 단계 더 가공해서 본인 농업에 이용하고 더 나아가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태국이 원하는 바람직한 Young Smart Farmer의 모습이었다.
그는 ‘유기농’을 위해 많은 노력을 들이고 있었다. 특정한 해충을 죽이고 다른 균류를 조절하기 위해 직접 지은 유기농 쌀로 균류와 박테리아를 번식시켜 Biological-Controls를 만들고 있었다. 다섯 가지 유기농 제품을 상품화해서 판매하고 있었다.
나는 그와의 만남으로 태국에서 농업을 배우는 학생들은 어떤 꿈을 가지고 있고, 젊은 농업인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현재 태국 농업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들을 수 있었다.
위의 다섯 가지 주제 외에도 알차게 2주를 보내고 왔다. Prachamongkol 학교를 방문한 첫 날 선생님들과 환영 파티를 하고, 전통의상도 입어보고 즉석에서 한국 공연을 보여드리면서 선생님들과 같이 전통 춤도 추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학생들에게 김치볶음밥을 만들어주고 쏨땀을 같이 만들며 재미난 시간을 보냈다. 이 학교에서 열흘 간 지내며 태국의 공주와 귀빈들만 머무는 숙소를 통째로 우리 팀이 쓰기도 했다.
음식도 항상 진수성찬에 과한 대접을 받고 와서 너무나 소중하고 잊지 못할 특별한 경험을 했다. 러시안 선생님, 쁘리디 선생님, 퓨 선생님, 교장선생님 등 모든 선생님들과 직원 분들이 너무 친절해서 이런 호의를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좋은 대접을 받고 왔다. 좋은 인연을 많이 만났고 기대했던 것보다 많이 배우고 와서 나에게는 너무나도 만족스러운 IFYE프로그램이었다.
IFYE프로그램 덕분에 태국에 다시 한 번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농업을 배우는 학생으로서 농업에 대해 애착이 더 생겼고 자극이 되어 앞으로 미숙하지만 이 공부를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태국과 함께 나눈 4-H 정신은 언제 어디서나 항상 생각날 듯싶다.
목록
 

간단의견
이전기사   [기고문] 제주국제감귤박람회, 세계를 보고 미래를 열다
다음기사   [시 론] 전국 학생 모의국회, 4-H운동의 새로운 모멘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