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01 격주간 제886호>
[청소년에게 들려주는 진로이야기] 생명체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생태세밀화가’

이 세 용 지도교사 서산 서일고등학교

많은 사람들이 삭막한 도시의 같은 집에서 비슷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면서 자연과 점차 멀어지며 생명체를 구분하는 눈이 엷어지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이 야외에 나가면 그 식물이 그 식물 같다고 느끼며 다른 모양의 식물을 보면서도 구별하지 못하는 경향이 많다.
생태세밀화가는 동·식물도감이나 그림책에 들어갈 ‘생태세밀화’를 그린다. 생태세밀화가 수록될 책의 종류에 따라서 그릴 대상을 관찰하는 단계부터 하는 일이 달라진다. 도감의 경우, 작은 동·식물 채집해 관찰하고 이것들을 작업실로 가져오는 일이 많다. 그림책의 경우에는 그림과 함께 실릴 글의 주제와 배경을 고려하며 관찰한다. 관찰과정이 마무리 되면 본격적으로 도감이나 그림책에 들어갈 밑그림을 그린다. 채집이나 관찰을 위해서는 실외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많을 수 있다. 낮에는 실외에서 동·식물 관찰하고 밤에는 그림을 그리는 경우도 많다. 출판일정에 맞춰 작품을 완성해야 하기 때문에 마감 기한이 임박하면 육체적으로 힘든 경우도 있다. 또한 생태세밀화가의 지식은 숲이나 동식물을 해설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으므로, 숲 해설가나 동식물 해설가로 활동할 수도 있다.
생태세밀화가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그림 그리는 기술뿐만 아니라 동·식물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실외에서 자연을 느끼고 직접 채집, 취재, 관찰하는 활동이 많으므로 자연과 함께 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이 좋다. 세밀화를 그리는 것은 장시간 고도의 집중을 요하므로 집중력이 뛰어나고 꼼꼼한 성격과 동일한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체력도 필요하다. 동·식물에 대한 전문적인 공부를 통해 분포 장소, 습성 등의 생태를 파악하여 그들이 위치한 장소에서 직접 관찰하거나 채집하는 것이 생태세밀화 작업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하거나 동·식물자원, 생물학 계통을 전공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숲 해설가 등으로 활동하면서 식물세밀화 관련 교육을 이수하고 세밀화가가 되는 경우도 있다. 민간에서 실시하고 있는 세밀화 과정이나 일반 일러스트 과정을 통해 세밀화를 그리는 방법을 배우고 이 분야로 진출할 수도 있다.
생태세밀화는 그리는 사람이 자연을 얼마나 사랑하고, 자연으로부터 어떤 느낌과 감정을 받아서 그렸느냐에 따라 좋은 그림이 될 수도 있고 좋지 않은 그림이 될 수도 있다. 자세하게 표현하는 기법을 잘 익혀서 겉껍데기를 잘 그린 그림이 아닌 자연에서 얻은 속 알맹이 느낌을 잘 표현한 그림이 좋은 생태세밀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도 생태세밀화가를 꿈꾸는 사람은 ‘컴퓨터 앞에 앉아 있지 말고 발로 걸어 다녀라!’라는 말이 필요할 수 있을 것이다. 도시화, 정보화 사회에서 창작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몸으로 일하는 것을 점점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그럴 때 발로 뛰는 것이 훨씬 빠르고 정확하다는 것을 알고 자연을 내 몸 가까이하고 자연현상에 좀 더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도시화, 산업화, 정보화가 진행되면서 비슷한 환경에서 같은 생각을 하며 자연과 멀어지는 사회에서 다양한 생명체들이 전하는 각양각색의 목소리를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은 사람은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자료 참고 - 워크넷(http://www. work.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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