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15 격주간 제881호>
[만나봅시다] ‘돼지’를 아이템으로 양돈 6차산업 모델 제시한 선구자
장 성 훈 (원주돼지문화원 대표)

장성훈 대표는 도시와 농촌이 상생하는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4-H가 큰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예로부터 다복(多福)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돼지. 전국 최초로 이런 돼지를 음식만이 아닌 보고, 듣고, 즐길 수 있도록 문화의 영역으로 확장한 곳이 바로 ‘돼지문화원’이다.
축산에 교육, 문화, 체험 등 다양한 분야를 접목해 6차 산업의 신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원주 돼지문화원 장성훈 대표(57·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강원도 원주시 치악산 자락에 자리한 돼지문화원은 지난 2011년 문을 열었다. 돼지문화원은 돼지를 소재로 한 독특한 ‘돼지’ 테마파크이자 생산에서 가공, 체험과 관광·문화공간을 한자리에 모은 6차 산업형 테마파크로 지역주민들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돼지문화원에선 피그레이싱, 동물 먹이주기, 소시지와 콜라겐 피자 만들기 등의 체험활동을 접할 수 있으며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돼지교육관, 미니동물농장, 돼지 휴게실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아이들을 위한 체험공간 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즐길 수 있는 자연 속 산책코스와 갤러리 등 문화공간도 있다.
특히, 매일 서 너 차례 열리는 돼지 달리기 경주는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인기 만점 프로그램이다.
장 대표는 1997년 ‘금보종돈’을 설립하고 돼지농장 운영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14년 뒤 2011년 돼지문화원을 열었다. 농장에선 돼지를 기르고(1차 산업), 가공공장에선 소시지와 돈가스를 만들며(2차 산업), 돼지문화원에선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3차 산업). 이를 다 더하거나 곱하면 생산·가공·체험을 한데 묶은 6차 산업이 된다.
장 대표가 6차산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92년 ㈜다비육종에 근무하면서 우수 사원으로 뽑혀 일본 연수를 가면서다.
“사이보쿠 현에 있는 돼지농장으로 연수를 갔습니다. 그런데 그 농장터에서 갑자기 온천이 터진 거예요. 사람들이 찾아오니까 돼지고기 식당을 열게 되고, 종돈장 운영, 육가공, 유기질 비료, 로컬푸드 마켓, 팬션 등 연관 산업으로 그 범위가 확장되는 걸 보면서 나도 한국에 돌아가 이런 사업모델을 한 번 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것이죠.”
돼지문화원에는 연간 5만여명의 방문객이 찾아온다. 유치원부터 초·중·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청소년들은 물론 기업체 신입사원 연수, 농업 위탁교육, 농대생 현장실습교육 등 다양한 종류의 체험과 교육활동이 이곳에서 이뤄진다.
직원 90명에 연매출 270억원을 기록하고 있는 돼지문화원이 자리를 잡고 안착하기까지 비단길만 걸어온 것은 아니다. 2011년 장 대표에게 큰 시련이 닥쳤다. 전국적으로 구제역이 퍼지면서 키우던 2만 마리 넘는 돼지를 땅에 묻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종돈장은 위험분산과 방역 문제 때문에 2만2,000여 마리가 10여 군데에 분산 배치돼 있다. 인공수정센터 역시 따로 자리잡고 있다.
덴마크, 프랑스, 네덜란드 등 6차산업이 성공한 나라처럼 되기 위해서는 법제화가 빨리 선행되어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난 장성훈 대표는 중학교를 검정고시로 통과하고, 고등학교 땐 기숙사 생활을 하느라고 학교4-H회에 가입해 활동하진 못했지만, 형과 선배들을 따라다니며 4-H활동을 몸에 익혔다. 그래서 지금도 네잎클로버 4-H 로고만 보면 가슴이 뛰고 애정이 남다르다.
우리 농업과 농촌이 성공적인 6차산업화를 통해 돈 버는 농업으로 변모하고, 도시와 농촌이 상생하는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4-H가 큰 역할을 함께 해달라고 당부하는 장 대표.
장성훈 대표는 남이 하지 않는 일을 될 때까지 해보라는 말을 젊은 청년들에게 꼭 해주고 싶다며 결국 장인정신도 바로 여기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정동욱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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