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01 격주간 제880호>
[영농현장] 다이어트 떡·더덕 인절미 개발해 쌀소비 촉진 기여
황 태 호 회원 (전북 고창군4-H연합회)

1인당 쌀 소비가 45년 만에 절반으로 급감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요즘, 쌀소비 촉진을 위해 발벗고 나선 청년농업인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복분자로 유명한 전라북도 고창에서 만난 고창군4-H연합회 황태호 회원(33·전북 고창군 고창읍 시장길).
음식, 요리에 관심이 많은 황 회원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떡’이었다. 대학 졸업 후 우연히 도서관에서 떡에 관련된 책을 보게 됐는데, ‘바로 이거야’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계절마다 나오는 신선한 제철 농산물을 활용해 떡으로 만들면 상품 가치가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떡을 잘 만들기로 유명한 순천에 있는 어느 떡집에 관한 소문을 듣고 무작정 기술을 배우러 그곳으로 떠났다. 새벽부터 오후 늦게까지 청소부터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급여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오랜 시행착오와 고생 끝에 얻은 기술을 쉽게 알려줄 리가 없었기에 큰 소득 없이 돌아와야 했다.
다시 수소문 끝에 광주의 떡집에 가서 이번엔 교육비를 지불하고 정식으로 기술을 배웠다. 이렇게 2년간 몸으로 얻은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지난해 11월 고창에 떡집을 개장했다. ‘떡가방’이라는 간판도 내걸었다. 떡이 가장 맛있는 방이라는 뜻을 담고 있단다.
“가서 배우는 거랑 직접 가게를 운영하는 것은 천지 차이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특히나 떡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여러 변수를 많이 고려해야 합니다. 게다가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라서 젊은 사람을 구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이래저래 신경 쓸 일이 많지요.”
누나가 보디 빌더로 활동하고 있는데, 누나의 친구가 현미로 떡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을 한 게 계기가 되어 다이어트 떡을 출시하게 됐다.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최상품을 만들기 위해 도정한 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은 현미만 사용한다. 떡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데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도정일자가 최근인 쌀만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떡에는 일정량의 당분을 넣기 위해 주로 설탕을 사용하는데, 그는 비용이 더 들어가더라도 설탕 대신 스테비아를 사용한다. 칼로리가 낮아 맛과 건강까지 챙기려는 고객을 배려하기 위함이다. 판매는 거의 대부분 택배로 이뤄지며, 한 달에 현미 3톤 정도를 소비한다.
이외에도 많은 종류가 있지만, 그 중에 인기 있는 것은 더덕 인절미다. 아주 얇게 썬 더덕을 인절미에 첨가해 만든 떡인데, 특허청에 특허 출원도 해 놓은 상태다.
사업 초기인데다가 아직 여러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서 가게 운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물량을 대야 하는 도매보다는 소매 판매만 전념하고 있다. 도매로 박리다매하는 것보다 지금은 소매 판매가 더 적합하다는 생각도 영향을 미쳤다.
사실 황 회원이 농산물 가공업에 관심을 돌린 이유는 부모님과 할아버지의 영향도 있었다. 대대로 6년근 더덕 농사를 짓고 있었는데, 매출과 수익을 따져 보니 별로 남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통신 판매도 시도해 봤지만, 더덕의 특성상 판매할 수 있는 시기가 한정돼 있고 생물을 택배로 발송하다 보니 상태가 마음에 안 든다며 환불을 요구하는 소비자도 생겨났다. 그래서 가공 분야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황 회원은 아버지의 권유로 작년부터 4-H활동을 시작했다. 아직 활동기간이 길지 않아 4-H를 조금씩 알아가는 중이다. 그는 농촌에서 4-H를 통해 청년농업인들과 교류를 맺고, 좋은 아이디어를 서로 나눌 수 있는 점이 매력인 것 같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농촌진흥청 주관 청년농업인 경쟁력제고사업 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갈수록 떨어지는 쌀 소비를 다시 살리기 위해 불철주야 힘쓰고 있는 황 회원의 근면성실함이 머지않아 달콤한 열매를 맺기를 기대해본다.  〈정동욱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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