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15 격주간 제879호>
[영농현장] 끊임없는 자기계발로 구슬땀 흘리는 농촌지킴이

김 길 용 회원 (충청남도4-H연합회 감사)

벼 육묘와 수도작을 하는 김길용 회원은 농사는 전문적인 기술은 물론 다양한 분야를 두루 알아야 앞서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6,000㎡ 부지에 하우스 시설로 조성한 벼 육묘장. 그곳에서는 봄부터 모판 3만8,000장에 새 생명의 기운이 넘실댄다. 모판 1장당 크기는 30х60㎝로 양 손으로 들기에 딱 적당하다.
최근 모판 이앙작업을 서둘러 시작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충청남도4-H연합회 김길용 감사(30·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거읍). 벼 육묘를 다른 농가에 대주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자신의 농사에 전념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시기가 조금 늦을 수밖에 없다.
그는 농사만 잘 짓는다고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전문적인 영농기술은 물론이고 경영이나 회계, 스마트팜 등 다양한 분야를 두루두루 알아야 수익도 잘 내고, 남들보다 앞서갈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육묘장 전체 규모의 절반은 지난해 충청남도농업기술원 청년창농 공모사업에 선정돼 시설을 확장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하우스에 모판을 설치해서 파종을 한 후 보통 15~20일 가량 지나면 출하를 하는데, 재배 과정에서 주의할 점이 많다.
“육묘는 일손이 많이 들어갈뿐더러 낮과 밤 온도차가 심하면 냉해 피해를 입을 수 있고, 습도가 잘 맞지 않으면 병에 걸리기 쉽기 때문에 실패율도 꽤 높습니다.”
대부분의 육묘 농가가 파종하고 나서 상토를 덮는데 비해, 김 회원은 ‘질석’을 덮는 방식을 활용한다. 비용은 약 20% 비싸지만, 습도관리에 상당히 용이하기 때문에 이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작년 네덜란드 농업실습교육기관 PETC+(Practical Experience Training Center Plus)에 연수를 가서 이 방법을 보고 배운 후 확신을 가졌다고 한다.
천안농협과 천안시 고령육묘지원사업을 통해 두 군데와 전량 계약재배를 진행하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천안 연암대학에 진학한 김 회원은 학점은행제를 신청해 경영학 학사과정을 이수했다. 이후 2016년 대학원에 진학해 식물제어 전공을 하면서 토마토와 온실제어 스파트팜 분야를 공부하고 있다. 논문을 준비하며 올해 석사학위를 취득할 예정이란다. 이렇듯 자기 계발에도 소홀함이 없는 철저한 자기 관리와 부지런함은 부모님의 전폭적인 신뢰를 얻는 밑거름이기도 하다.
벼 육묘와 더불어 김 회원은 22만4,000㎡ 규모로 수도작을 하고 있다. ‘삼광’, ‘새일미’ 등 2개 품종을 위주로 재배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90% 이상은 공공비축미 등 정부 수매로 판매되고 있다.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직거래 판매도 계획 중이다.
지난해엔 ‘소담’이라는 브랜드를 개발했다. ‘소중함을 담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단다. 작년 천안시4-H연합회장을 하면서 교육이나 행사를 추진하는 것도 좋지만, 회원들 개개인의 발전을 위한 활동을 고민하던 차에 뜻을 같이 하는 회원을 모아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각자 브랜드를 만들게 됐다.
4-H활동을 경험한 아버지의 권유로 2012년 4-H와 인연을 맺게 됐다는 김 회원. 2016년과 2017년 천안시4-H연합회장을 하면서 연간활동계획을 매년 초 수립하고, 매월 정기적인 모임을 가지면서 회원들의 참여가 부쩍 늘었을 때 보람을 많이 느꼈다. SNS를 활용해 연락체계를 갖춘 것도 교류활동에 많은 도움이 됐다.
대만에서 홈스테이 하는 동안 학생회원들에게 농업에 대한 인식 개선과 식생활 개선을 교육하던 모습이 인상 깊었다는 그는 우리 역시 학생회원들에게 우리 농산물에 대한 가치를 알게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신혼의 달콤함을 즐기고 있는 김길용 회원은 이 말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땅에서 나온 한 움큼의 농산물보다 한 필지의 농촌의 가치를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는 대학 은사님의 말씀이 그것이다.
〈정동욱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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